본문 바로가기[15]

대학소식

학생 성장의 요람,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대학

[ ] 「책 읽는 제주대학교」12월 4주차

· 작성자 : 중앙도서관      ·작성일 : 2025-12-22 09:03:11      ·조회수 : 101     

제주대학교 도서관에서는 학내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매주 아침독서를 제공합니다.

◈ 아침독서 바로가기 <과학적 사고로 여는 새로운 세계>
 
◈ 아침독서 바로가기
  ※ 로그인 정보는 < 대학NO: jejunuac   ID: jejunuac   이름: 제주대학교>

먹고 마시고 즐기는 과학

핵산이 문제의 원인이다

다이어트 식품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스테이크가 익기를 기다리는 순간이다.

-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 미국의 저명한 셰프 겸 작가

내 친한 친구인 아론 교수는 평소 맛집 탐방을 즐기고, 집에서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는 미식가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식습관 조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통풍 때문이다. 혈액 내 요산 수치가 너무 높아져 관절과 힘줄에 결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심각한 염증이 생기는데 이 염증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나는 아론에게 통풍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는 퓨린(purine)의 농도가 높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요산은 퓨린이 대사되면서 생기는 부산물인데, 체내 요산 수치가 높은 원인은 단순한 대사 과정뿐만 아니라 식습관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론은 스테이크와 돼지 간, 콩팥 요리, 표고버섯, 캐비어, 맥주 등을 예로 들었다. 이런 음식들은 대부분 미식과 관련된 것들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중세 시대에는 통풍이 고위 관리들에게만 발병해서 '국왕병' 또는 '부자병'이라고 불렸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이제 이해가 된다.

'고퓨린'은 평생 DNA와 RNA를 연구해 온 나에게 큰 흥미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음식에 들어 있는 퓨린의 대부분이 DNA와 RNA의 두 가지 이중고리 염기인 아데닌(adenine)과 구아닌(guanine)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퓨린은 대사 과정을 거쳐 잔틴(xanthine)과 하이포잔틴(hypoxanthine)으로 분해된 후, 요산으로 분해되어 최종적으로 소변으로 배출된다.

모든 자연식품은 생물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DNA와 RNA, 퓨린을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퓨린의 농도가 높은 음식이란 단순히 세포 수가 많은 음식이 아닐까? 나는 동료들과 의사들에게 물어보았지만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학술 논문에서도 어떤 음식이 퓨린의 함량이 높은지, 낮은지만 나열되어 있을 뿐,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계속된 연구 끝에 나는 내 가설이 맞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동물의 간이나 심장, 뇌와 같은 기관은 세포 밀도가 가장 높고 퓨린의 농도도 가장 높다. 반면, 우리가 먹는 달걀은 수정되지 않은 상태라 난자 세포가 1개뿐이기 때문에 퓨린 함량이 거의 없다. 같은 논리로 우유에는 세포가 없기 때문에 퓨린이 존재하지 않지만, 유산균을 첨가해 발효시켜 요구르트나 치즈가 되면 퓨린이 생긴다. 맥주 또한 발효 식품으로 효모에서 나오는 퓨린과 요산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맥주 속 알코올은 요산의 대사와 배출을 방해한다). 낫토는 콩을 고초균(bacillus subtilis)으로 발효시킨 식품으로 먹을 때 끈적끈적한 균까지 함께 섭취하기 때문에 퓨린 함량이 2배 이상 증가한다.

식물의 세포 밀도는 일반적으로 낮기 때문에 퓨린의 농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식물의 생장점에서는 세포 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나므로 퓨린의 농도가 더 높다. 그래서인지 새싹이나 어린 잎의 퓨린의 농도가 성숙한 부분보다 2~3배 더 높았다. 반면, 과일은 주성분이 탄수화물과 셀룰로오스로 이루어져 있어서 세포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퓨린의 농도가 높지 않다.

통풍 환자들은 표고버섯 이야기가 나오면 얼굴색이 변한다. 나는 표고버섯도 다른 버섯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균류(fungi)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직접 조사를 해 보니, 신선한 표고버섯의 퓨린의 농도는 다른 버섯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말린 표고버섯은 수분이 빠지면서 퓨린의 농도가 10배 이상 급증했다. 일반 사람들은 이 높은 수치를 보고 겁을 먹을 게 뻔하지만 실제로 요리할 때는 말린 표고버섯을 물에 불려서 사용하기 때문에 퓨린의 농도는 다른 버섯들과 비슷해진다. 

유인원 이외의 동물들은 통풍에 걸리는 경우가 드물다. 그들은 대부분의 생물과 마찬가지로 요산 산화 효소(uricase)를 가지고 있어서 요산을 알란토인(allantoin)으로 분해한 후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체내 요산 농도가 높지 않다. 유인원 역시 원래 요산 산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진화 과정에서 몇 차례 돌연변이가 일어나면서 이 유전자는 기능을 잃어버렸다. 그 결과, 요산 산화 효소가 없는 인간의 혈중 요산 농도는 유인원이 아닌 다른 포유류에 비해 50배 이상 높아졌다.

그렇다면 유인원은 왜 이렇게 진화했을까? 하나의 가설은 요산이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산 농도가 높으면 혈관을 보호하고, 암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진화 과정에서 요산 산화 효소를 잃어버리면서 또 다른 항산화제인 비타민 C를 생성하는 능력도 상실했기 때문에 식단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게 되어 체내 요산 농도를 높이면 비타민C 부족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은 완전한 동의를 얻지는 못했다. 체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통풍뿐만 아니라 신장 결석, 고혈압, 당뇨병 등의 발병 위험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라는 표현이 절로 떠오른다.


1103페이지 / 현재 1페이지

공지사항 게시물 목록
번호 분류 제목 첨부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 제주도민이 바라보는 ODA,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제주국제개발협력센터 2025-12-19 843
[공지] 제주대 교직원 사칭 물건 대량 구매 등 사기 주의 재안내 대학본부 2025-12-02 2192
[공지] 대학생 대상 스캠 사기 피해 주의 안내 2 학생복지과(학생) 2025-10-23 4130
[공지] 해외취업 사기 주의 안내 진로취업과 2025-10-17 4588
[공지] 캄보디아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안내 2 학생복지과(학생) 2025-10-13 4100
[공지] 2025학년도 2학기 학습컨설팅 신청 알림 미래교육과 교수학습지원센터 2025-08-31 7393
[공지] 2025학년도 2학기 학내 순환버스 운행 알림 1 총무과 2025-08-29 7679
[공지] 2025학년도 2학기 학내 공사현장 안내 대학본부 시설과 2025-08-26 7285
[공지] 자동차 정기이용 등록 신청·해지 절차 안내 4 총무과 2025-08-25 9259
[공지] 2025학년도 핵심역량진단(J-CESA) 참여 안내 1 대학본부 2025-07-30 9391
[공지] 제주대학교 교직원 사칭 물건 대량 구매 등 사기 주의 안내 1 대학본부 2025-06-20 8300
[공지] 캠퍼스 순환버스 시간표 변경 안내 1 총무과 2025-03-26 14507
[공지] (중요) 대학 본관 및 대학원동 사무실 이전 안내 대학본부 2025-02-17 26460
[공지] 대학본관 리모델링에 따른 교통상황실 이전 안내 1 총무과 2025-02-14 10063
[공지] 제주대 포털에서 진로ㆍ취업 상담 신청 방법 안내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2025-02-05 10212
[공지] 제주대학교·잡플래닛 제휴대학 서비스 안내 1 진로취업과 2024-12-02 10226
[공지] [소프트웨어] 2025년도 SAS 프로그램 신규설치 및 갱신 안내 4 관리자 2024-04-01 12872
[공지] [소프트웨어] MS Office 365, 학생 메일(Google) 이용 안내 3 제주대학교 2019-12-31 122850
22041 2026학년도 진로취업 교과목 운영 개선 및 신설 교과..   N 진로취업과 2025-12-22 61
「책 읽는 제주대학교」12월 4주차   N 중앙도서관 2025-12-22 101
22039 📢 제주도민이 바라보는 ODA, 여러분의 의견을 들.. 제주국제개발협력센터 2025-12-19 843
22038 [취업특강]나와 맞는 직무 FIT 찾기(12월).. 진로취업과&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2025-12-18 927
22037 (동물실험윤리위원회) 2025학년도 2학기 대체 교내근.. 1 연구처 2025-12-18 1027
22036 [IoT COSS 제주대사업단] 사물인터넷 혁신융합대학사.. 1 사물인터넷 혁신융합대학사업 제주대사업단 2025-12-18 762
22035 [RISE사업단] Study in Jeju: 제1회 외국인 유학생 한.. 2 제주대학교 RISE사업단 2025-12-18 894
22034 [RISE사업단] WITH CULTURE 다문화 페스티벌 개최 및 .. 제주대학교 RISE사업단 2025-12-18 1140
22033 제주더큰내일센터 <탐나는인재 12기> 모집..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2025-12-18 1211
22032 [언어교육원]2025학년도 교내 토익특별반 겨울학기 강.. 국제교류과 2025-12-18 759
22031 (육성)2025. 성공적인 해외연수를 위한 Making Speake.. 1 국제교류과 2025-12-18 793
22030 【진로취업과】2025학년도 하반기 「JNU-진로취업 수.. 1 진로취업과&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2025-12-17 833
22029 K-문샷 프로젝트 대국민 공모전 1 진로취업과 2025-12-17 685
22028 2026년 상반기 포천시립박물관 건립 지원 대학생 서포.. 대학본부 2025-12-17 641
22027 2026 주한미군대사관 협력 프로그램 「Discover U.S... 대학본부 2025-12-17 669
22026 기술적 분석 기반 대학생 AI 시스템 트레이딩 챌린지 .. 대학본부 2025-12-17 677
22025 생명지킴이 양성 & 마음챙김(하바리움 조명) 프로그램.. 1 학생상담센터 2025-12-17 1026
22024 2026학년도 제1학기 해외파견 교류수학 6차 선발 결과.. 2 국제교류처 2025-12-17 946
22023 서울시 마약던지기 예방 캠페인 영상 활용 및 온라인 .. 1 건강증진센터 2025-12-17 548
22022 2026학년도 학생생활관 입주학생 모집 일정 및 제출서.. 1 학생생활관 2025-12-17 946

1 2 3 4 5 ...


TOP